재즈디바 웅산의 보이스 오디세이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이 들려주는 ‘보이스 오디세이’는 음악을 통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재즈를 기반으로 블루스, 대중음악, 국악과 뮤지컬까지 폭넓은 장르를 넘나들며 쌓아온 그의 경험과 음악적 시선을 차분히 풀어낸다. 웅산이 걸어온 길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각자의 삶 속에서 울리는 나만의 고유한 목소리를 발견하게 된다.
1996년, 재즈디바 웅산의 시작
헤비메탈을 즐겨 듣고 부르던 대학 졸업 무렵, 한 친구가 자신이 좋아하는 곡들을 녹음한 카세트테이프를 건넨다. 테이프의 첫 곡으로는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의 가 흘러나왔고, 이 음악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재즈의 세계에 빠져들어 레코드 샵과 재즈 클럽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법명(法名)을 따라 웅산(雄山)이라 이름 짓고 무대에 올랐다. 1996년의 일이었다.

공연 중인 웅산 | 출처 웅산 홈페이지

공연 중인 웅산 | 출처 웅산 홈페이지
세계를 거쳐 다시 찾은 웅산의 목소리
지금은 서울에만 50여 개의 재즈 클럽이 존재하지만, 30년 전에는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1세대 재즈 연주자라고 부르는 신관웅, 류복성 같은 선배들이 자리를 잡고 있던 클럽을 거의 매일같이 드나들며 1년 중 360일을 노래했다. 1998년부터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일본 활동을 시작했고, 이 선택은 또 한 번 결정적인 전환점을 만들어낸다. 일본 무대에서의 활동을 지켜본 한 프로듀서가 앨범 제작을 제안했고, 2002년에 재즈의 본토라 할 수 있는 뉴욕에서 레코딩을 시작한 것이다. 이때 앨범에 참여했던 피아니스트가 베니 그린Benny Green으로, 지금까지도 내한공연을 할 때마다 수많은 팬을 불러모으는 전설의 반열에 오른 연주자이다.

웅산 재즈 보컬리스트
그러나 정작 웅산은 그 안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했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와 감정을 탐구하기 시작했으며, 자연스레 직접 곡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온 두 번째 앨범은 블루스적 색채가 또렷하게 드러났다. 이후로도 재즈와 블루스를 비롯한 가요, 퓨전, 국악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흥얼거렸던 한국의 명곡들에 재즈적 옷을 입힌 ‘사랑, 그 그리움’ 시리즈는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2024년 발매한 10집 앨범
웅산의 음악 세계와 ‘보이스 오디세이’
<재즈보컬 웅산의 보이스 오디세이>는 이러한 여정을 지나온 웅산의 체험과 사유가 집약된 클래스이다. 자신을 재즈 보컬로만 한정하지 않았던 그는 2005년에 뮤지컬 <하드락 카페>에 출연하며 노래란 단순히 소리를 내는 것뿐 아니라 몸과 시선, 손짓과 발짓, 그리고 상객에 이르기까지 움직이는 행위임을 배웠다. 노래를 통해 연기하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법을 체득한 것이다.
또한 국악을 직접 배우면서 우리 소리의 구조를 탐구하기도 했다. 판소리와 민요, 정가의 차이를 공부하고 다섯 마당의 눈대목을 익히면서 전통음악의 깊이를 몸으로 받아들였다. 이러한 테크닉들은 특히 해외 공연에서도 웅산을 기억하게 하는 강력한 개성으로 작용했다. 한국인만이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목소리가 각국의 팬들을 감동케 하였다. 웅산은 이렇게 정리한다.
“재즈를 이해하면서 보이지 않던 새로운 세계를 보는 ‘눈’을 얻었고, 국악을 통해 소리의 결을 섬세하게 구분해내는 ‘귀’를 얻었으며, 뮤지컬을 통해 노래에는 사람의 태도와 몸짓, 나아가 삶의 방향까지 바꾸는 힘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웅산
이 모든 과정을 응축하면 자연히 ‘가장 나다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사는 삶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웅산 재즈 보컬리스트
내 안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여정, ’보이스 오디세이’
라디오 DJ를 떠올려보자. 같은 사람이더라도 새벽과 한낮의 목소리, 퇴근길의 저녁과 깊은 밤의 목소리는 다르게 들린다. 말의 호흡, 단어의 무게, 온기의 밀도를 달리함으로 설득력을 높이고 그 미묘한 차이로 청취자를 설득한다. 결국, 한 사람 안에서도 수많은 목소리가 공존한다는 뜻이다. ‘보이스 오디세이’는 바로 그 지점을 탐험하는 여정이다. 내 안의 목소리를 찾고, 내 생각과 행동을 들여다보며 가장 자연스럽고 당당한 나만의 보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한낮의 공원의 풍경

새벽의 조용한 풍경

웅산 재즈 보컬리스트
재즈처럼 살아간다는 것
어떻게 30년 동안 재즈 뮤지션으로 살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웅산은 이렇게 대답했다. 멈춰있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나서며, 마음과 귀를 열고 포용의 시선으로 다른 세상을 바라보았던 것이 그 비결이었노라고. 재즈는 매일 새로워지는 음악이기에 자신을 틀에 가두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그러나 재즈만 그럴까? 바쁘고 익숙함 속에 갇혀버린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시 자유롭게 꺼내 성장시켜야 하지 않을까? 목소리의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까지 가질 수 있는 <보이스 오디세이>를 권하는 이유이다.

웅산 재즈 보컬리스트
Credit
Editor
김효진 (재즈도슨트)
Photo
웅산 제공


